빅토르 버긴 : Campagne Premiere / 현실과 가상의 사이에서

갤러리 위켄드 베를린은 (www.gallery-weekend-berlin.de/) 2006년 부터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의 주말에 열리는 갤러리들의 축제다. 44개의 갤러리, 44개의 오프닝이라는 로고로 시작된 2011년 갤러리 위켄드 베를린. 그 중 몇개의 눈에 띄는 전시를 여기에 소개하려 한다. 적당히 넓고 깨끗한 전시공간을 갖춘 갤러리 Campagne Premiere은 두 개의 방을 가지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큰 공간에는 하나의 영상-"Bir okuma yeri/ A Place to Read"만이 디지털 영사기를 통해 보여지고 있었다. 영상은 총 4분 5초로 3개의 컷으로 이루어져 있다.(위의 두 사진) 카메라는 조용히 하나의 건물을 훑어 나간다. 장면 1. 건물로 다가가는 카메라. 넓은 정원을 지나 카메라는 천천히 문을 향해 나아간다. -장면전환. 세련된 장식의 넓은 집 실내, 창문을 통해 빠르게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창 사이로 들어온 아침 햇살은 방향을 기울여 밤이 어둑해지며 사라진다. -다음 컷은 마치 헬기를 타고 촬영한 듯한 집의 전체 모양새. 영상을 오래 보면 볼 수록 너무나도 깨끗하고 완벽하게 정리된 화면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저거 3D로 만든 영상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것 치고는 너무 완벽한데?' 영상을 보는 동안 계속해서 3D인지 실재의 집을 찍은 것인지 확인 하려 했으나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현실과 가상의 사이의 혼동은 그의 기술적 완벽함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글 : 크리스티나 베베아스도프Kristina Bewersdorff / 번역 : 정소현

지난 40여년간 국제적인 예술가이자 이론가로 자리매김 한 빅토르 버긴은 60년대 개념미술 창시자 중 하나로, 기존 예술이론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미술계에 입지를 굳혔다. 초기 1969년 부터 2년간 그는 언어를 그의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그 후 그의 작업은 그림과 글의 복합적인 관계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버긴의 작업은 계속해서 정치적인 맥락으로까지 발전해 왔다: 그는 이데롤로기적인 의미와 개인적인 연상작용의결합을 우리의 일상 속에 널리 퍼져있는 그림과 글에 연관지어 작업한다.그의 작품은 뉴욕 모마Museum of Modern Art in N.Y.나 빠리의 뽕피두 센터Centre Pompidou와 같은 중요한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는 미술 작업 외에도 많은 미술이론서들을 출판하였으며 공간설치와 공간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 특히 영상 혹은 사진으로 된 작업에 대해서 많은 글을 써 왔다.


1990년대 초, 버긴은 사진을 기반 재료로 한 디지털 비디오로 전향한다. 그는 디지털 비디오를 이용해, 정신분석적 방법들과 기억의 의미, 사진 이미지의 관찰에서의 연상에 대한 실험을 이어갔다. 움직이지 않는 사진 이미지에서 움직이는 비디오 이미지로의 디지털적 전환을 통해 그는 작업에 서사와 기억, 그리고 프리즘을 통해 보는 듯한 연상을 추가한다.
지난 몇년간 버긴은 자신의 사진, 글, 비디오를 포함하는 자신의 작업에서 그가 방문했던 도시와 건물들로부터 그가 받은 영향을 가지고 작업하였다. 바르셀로나의 미스 반 데어 로어 Mies van der Rohe파빌리온, 로스 앤젤레스에 있는 루돌프 쉰들러의 킹즈 로드 하우스, 베를린의 템펠호프 공항이 그 대표적인 건물이다.
빅토르 버긴, Bir okuma zeri / A Place to Read, 2010, 디지털 이미지 프로젝션 (전시전경) 사진 : 정소현

 "Bir okuma yeri/ A Place to Read" -디지털 영사작업과(컬러, 무음, 4분 5초 영상의 자동반복) 벽에 쓰여진 글 작업은 2010년 터키 이스탄불의  "유럽의 문화수도"의 해를 맞아 이뤄졌다. 작업이 소재로 삼는 것은 Taslik Kahve라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Sedad Hakki Eldem가 50여년 전에 오스만 형식과 20세기 모던형신의 (정반)합치점으로 건축하였다.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그 건물과 주변의 공원은 현대식 호텔 건물로 사용하게 되었다. 건물의 일부는 부서지고, 일부분은 관광객을 위한 식당으로 다시 지어졌다. 오래된 전통의 뿌리가 '서구 중심의 세계화'에 의해 잘려나가고 대신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개방된 모습을 갖추게 된 이 건물의 운명을 버긴은 현대 터키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는 이 건물을 사진적 재현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기로 결정하고 실제 카메라를 가상적(버츄얼) 카메라에 더해 세팅한다.

즉, 그는 이 집을 찍은 사진들을 그 건물의 3D컴퓨터 그래픽 모델에 붙여넣고, 그래픽 영상 내에서 버츄얼 카메라를 자유롭게 움직여 촬영한다. 이 전시의 두번째 층위인 텍스트로 된 작업(이 갤러리의 두번째 방이기도 한 작은 방에 텍스트로 된 띠로 설치한 작업)에서도 이야기 속에서 환상과 현실이 교차한다. 버긴은 그의 그림과 사진 작업을 수 많은 현실과 고정된 내용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의 반론"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이 작업을 도시의 고고학박물관에서 최초로 보여주었다.

Victor Burgin
A Place to read
Campagne Premiere
2011.04.29 - 201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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